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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4일 일요일

통신시장 `태풍의 눈` 급부상 인터넷전화

대기업 속속 가세해 요금 인하 불지필듯

인터넷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 통신시장 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G데이콤이 20일 가정용 인터넷 전화 서비스 `my LG 070(http://www.mylg070i.kr)`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그동안 일반 전화(PSTN) 시장을 사실상 석권해왔던 KT 중심의 유선 전화 시장 구도 에 일대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인터넷 전화 시장은 KT 망을 빌려서 사용해온 삼성네트웍스를 제외하고 는 이렇다할 만한 주요 사업자가 없었다.

KT, 하나로텔레콤 등도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 전화와 초고 속인터넷 등을 주력으로 하면서 시장 방어 차원에서 대응해왔고, 애니유저넷 등 중 소업체들도 KT 등으로부터 망을 임대해야 하기 때문에 KT를 견제하는데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터넷 시장 대기업 속속 가세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통신규제 로드맵에서 내년부터는 기존에 쓰고 있던 일반 전화 번호를 가지고 그대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번호이동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잠재적 시장 선점을 위한 대기업들의 움 직임이 빨라졌다.

SK네트웍스는 미국 등 국제적으로 인터넷전화 사업을 펼쳐왔던 애니유저넷을 인 수, 이 시장에 가세했다.

SK그룹은 이미 SK텔링크가 별정통신사업으로 2000년부터 인터넷전화 사업을 해오고 있어 이번 SK네트웍스의 애니유저넷 인수는 SK그룹 차원 에서 이 시장에 대해 본격적인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여기에 LG데이콤까지 뛰어들면서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치부돼왔던 인터넷전화 시장이 삼성, LG, SK 등 재계 별들의 전장터로 돌변, 통신시장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화는 오는 7월 KT, SK텔레콤 등 지배적통신사업자의 결합상품 허 용과 맞물려 초고속인터넷, 케이블방송, 이동통신 등과 묶일 경우 더욱 가공할 파괴 력을 보일 것으로 보여 인터넷전화 시장에서의 작은 물결이 통신 업계 전체에 큰 파 고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반 전화 요금 인하 경쟁 촉발 LG데이콤은 이번에 myLG 070을 출시하면서 가입자간에는 통화료를 받지 않기로 해 집 전화 무료 시대를 열었다.

그밖에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20개 국의 유선 전화로 거는 요금도 1분당 50원으로 기존 주요 사업자의 5분의 1 가량으로 매우 저 렴하다.

국제전화는 지금까지 가장 싼 요금이 온세통신의 00365 슬림요금제로 1분에 98 원이다.
이 시장은 완전경쟁 시장으로 바뀌면서 요금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 터넷전화 시장의 경쟁촉진은 국제전화 요금의 하향 추세를 더욱 촉발할 전망이다.

LG데이콤의 시내 전화요금이 3분에 38원으로 KT의 39원에 비해 1원밖에 안싸지 만, 시외의 경우 LG데이콤은 시내와 마찬가지로 38원인 반면, KT는 261원이다.

결국 5분의 1도 안되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일반화되면 시외전화 요금도 가파르게 내려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KT와 하나로텔레콤도 각각 3분에 49원과 47원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 공하고 있지만 문제는 일반전화 시장의 축소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격적인 사업 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기업들이 속속 들어와 시장 질서를 위협할 경우 KT 등도 적당 한 시기에는 인터넷전화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둘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시기가 오면 일반 유선전화는 거의 공짜에 가까운 수준으로 요금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인터넷전화는 통신시장 재편의 `뇌관` 유.무선 통신 시장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배적 통신 사업 자의 결합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전화는 요금이 가장 저렴하다는 무기를 가지고 다른 서비스와 묶일 경우 가공할 폭발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통신업체들 뿐만아니라 망을 가지고 있는 케이블방송사(SO) 등도 자체적으로 인 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거나 통신업체와 제휴 등을 통해 이 상품을 갖추려고 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는 통신 및 방송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는 핵심 연결고리 가 될 전망이다.

이번에 LG데이콤이 myLG 070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수익 모델이 의심스러울 정도 로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한 것은 자체적인 수익보다는 자회사 LG파워콤 결합을 통해 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상품인 `엑스피드`의 가입자 확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 시장 진출은 LG 그룹차원에서 앞으 로 재편될 통신 시장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거시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 다"며 "LG파워콤의 가입자를 늘리면 상대적으로 하나로텔레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 게 되고 그럴 경우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SK텔링크가 최근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과 손잡고 인 터넷전화와 디지털방송,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TPS)를 내놓았다.

SK그룹은 향후 당분간은 SK네트웍스와 SK텔링크가 각자 인터넷사업을 진행한다 는 방침이지만, 국내 통신 시장의 재편 움직임에 따라 여차하면 사업을 합쳐서 시너 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업체들과 다양한 상품들의 이 합집산 및 결합이 일어나면 KT도 결국 인터넷전화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요금 인하와 업계 주도권 다툼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pcw@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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